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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컴팩토리

[Specialty REIT] - 교도소 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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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리츠협회(NAREIT)에 따르면, 리츠 섹터는 총 13개 섹터로 분류된다. 데이터센터, 인프라스트럭쳐(통신 타워), 인더스트리얼(물류창고) 섹터는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섹터로 이미 유명하다. 이와는 반대로 성과가 부진하여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이는 섹터를 찾아보다가 특이한 리츠를 발견했는데, 바로 교도소(Prison)를 운영하는 리츠였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는 교도소 리츠가 2개 있는데, GEO(GEO Group)과 CXW(CoreCivic)이다. CXW의 경우 최근 중대한 발표를 하였는데, 회사 구조를 리츠에서 일반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배당지급을 중단하였다. 리츠 구조를 선택하면 법인세를 안내기 위해서는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하여야 하기 때문에 회사는 이익을 내부에 유보할 수 없다.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출이나 채권을 통해 차입을 하거나 주식발행을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여야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러한 민간 교도소 (정부가 운영하는 것이 아닌)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듯하고, 여타 다른 이유와 함께 외부 자금 조달이 힘들어 리츠 구조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결국 GEO만이 교도소를 운영하는 상장 리츠로 남을 전망이다. CXW는 리츠 구조를 포기함과 동시에 배당지급을 중단하여 주가가 많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GEO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GEO의 주가도 많이 하락하였는데, GEO는 과거와 동일한 수준의 배당 지급을 선언하였다.

 


About GEO

 

 

민간 교도소를 운영하는 GEO의 회사 로고이다. 언뜻 내용을 모르고 봤을 때에는 세계 평화 유지에 기여하는 NGO 느낌이 나지만, 이 회사는 교도소를 운영하여 돈을 버는 회사이다. GEO는 1984년에 설립된 회사로 현재 종업원은 23,000명, 126개의 시설과 94,000개의 침상을 보유하고 있다. 즉 94,000명의 죄수를 수용할 수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호주, 남아프리카, 영국에도 교도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2020-07-14 기준 과거 5년 주가 트렌드

 

이 회사가 왜 배당수익률이 높은지는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과거 5년 주가 트렌드를 보면 2017년 정점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또 다른 교도소 리츠인 CXW의 배당지급 중단과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주가 하락 추세는 나타나고 있었다. 

 

수익성 지표

 

이 회사의 수익성 지표를 보면 나름 건실해 보인다. 2019년 기준 매출액은 $2,477m으로 2011년 $1,084m 대비 2배 이상 증가하였다. 당기순이익률도 2019년 기준 6.7%이다. 과거 10년 평균은 7.0%로 한 번도 손실은 낸 적이 없다.

 

분기 배당 내역

 

GEO는 2013년 이래로 매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매 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배당금은 과거 5년 연평균 10.35% 성장하였고, 과거 3년 연평균 3.47% 성장하였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배당금을 삭감하거나 지급 중단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상황에서도 GEO는 계속해서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나름 주주 친화적이다.

 

GEO가 이렇게 이익을 내고 꾸준히 배당을 지급할 수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매출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GEO의 주 고객은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이다. 

 

GEO Top 10 Customers, Soruce: GEO 2020 Q1 Earnings Call Presentation

 

GEO가 소유하거나 리스하고 있는 시설의 TOP 10 고객을 보면, 침상 기준으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U.S. Immigration & Customs Enforcement가 19%로 가장 많다. 그다음이 Federal Bureau of Prisons로 연방 형무소이며, 다음은 미연방 보안관 (United States Marchals Service)이다. 이 세 기관은 연방정부 소속이다. 다음으로는 뉴멕시코주, 오클라호마주, 뉴저지주 등 주정부가 고객으로 GEO의 민간 교도소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면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왜 민간교도소를 이용할까? 정부기관은 대부분 납세자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된다. 한정된 세금으로 교도소를 만들고 유지/관리하는 것보다 다른 곳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간 교도소가 있다고 정부 운영 교도소가 없는 건 아니다. 전체 죄수 중 약 8%만이 GEO와 같은 민간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전체 연방정부 죄수 중에서 민간교도소 비중은 15.4%이며, 주정부 죄수 중에서 민간 교도소 비중은 7.1%로 연방정부의 비중이 높다. 위에서 GEO TOP 3 고객이 연방정부 기관인 것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는 토탈로 7.1%지만 미국의 주들은 각 주마다 너무 다른 특성을 지닌 것처럼 민간 교도소 비중이 0%인 주가 있는 반면 하와이처럼 27.6%로 비중이 매우 높은 주도 있다.

 

2018년 기준 민간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비중 Source: U.S. Department of Justice

 

생각해보면 범죄자와 이들을 가두는 감옥은 몇천 년 전부터 존재해왔다. 물론 비즈니스로서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미국에서도 비즈니스로 생겨난 건 역사가 길지는 않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범죄자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질 일은 없는 게 자명한데, 왜 GEO의 주가는 이렇게 힘을 못 쓰는 걸까?

 

여기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사람을 가둠으로써 이익을 얻는다는 민간 교도소의 비즈니스 모델은 많은 사람에게 칭찬받을만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민간 교도소는 고객(주정부 또는 연방정부)과 계약을 할 때 침상을 얼마나 채우느냐(투옥된 사람의 수)에 따라 매출이 늘어난다. 즉 민간 교도소는 사람을 많이 가둘수록 매출이 늘어나는데, 감옥이라는 건 지은 죄를 벌하기 위한 수단이면서도 죄수를 교화시켜야 하는 역할도 있다. 그러나 민간 교도소 입장에서 죄수를 교화시켜 죄를 다신 안 짓게 만들면 미래의 자신들의 매출원이 사라지는 것이다. 

 

2008 - 2018년 미국 죄수 숫자 Source: U.S. Department of Justice

 

그래서 민간 교도소 입장에서는 죄수가 많을 수록 좋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 죄수 숫자가 줄고 있다. 미국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죄수 숫자는 2008년 1,608,282명에서 2018년 1,465,158명으로 -8.9% 줄어들었다. 2017년 대비해서도 -1.6% 줄어들었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인종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뉴스만 봐서 죄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줄어들고 있어서 좀 의외였다.)

 

GEO를 포함한 민간 교도소들은 이러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의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로비에 굉장히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떠한 범죄에 대한 형량을 높이도록 로비를 한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민간 교도소 산업이 이렇게 돌아가면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관투자자나 공공자금을 받기 힘들어진다. 마치 카지노 같은 도박 사업장에 투자를 못하도록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듯하다.

 

여기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은 연방정부가 민간 교도소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나서 올해 말 예정된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주가가 약세인 것에 영향을 주고 있는 듯하다.

 

이외에도 민간 교도소를 금지하는 이유로 민간 교도소는 이익을 내기 위해 비용 절감 등의 방법으로 이익 극대화를 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으로 인한 교도소 직원과 죄수의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등의 이유가 있다.

 


Conclusion

이러나 저러나 현재 GEO의 배당수익률은 16%에 달한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크고 사람을 가둠으로써 돈을 번다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범죄자는 항상 있으며, 정부라는 우량한 고객을 상대하는 회사라는 점과 저금리 시대에 16%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은 충분히 투자 매력도가 있다고 보여진다다. 게다가 코로나 19로 불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간 교도소는 경기방어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경기가 안 좋으면 범죄자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사회적 가치에 민감한 기관투자자는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나 고수익을 원하는 개인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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